한 여자 바보가 있었다. 이 바보는 병을 앓아서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자기가 맹인이 되었음을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어디를 가더라도 도처에 산재해 있는 것이 자기를 방해하고, 끊임없이 자기에게 부딪쳐오는 것에 화가 치밀었다.
그 여자는 자기가 그 물건들에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자기에게 부딪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206p)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근식 외 옮김 '인생이란 무엇인가 2 - 사랑' 중에서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분노와 화를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날이 더워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도, 우선 분노하고 화부터 냅니다.
불편이나 모욕은 그 아무리 작은 것이라해도 참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분노와 화 때문에 결국에는 중요한 일을 그르칩니다.
 
"깊은 물은 돌을 던져도 출렁임이 없다. 인간도 그러하다. 당신이 모멸감으로 인해 동요되었다면 당신은 깊고 큰 물이 아니라 얕은 물웅덩이에 불과한 것이다."
톨스토이의 말입니다.
 
출렁임이 없는 깊은 물처럼, 쉽게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분노나 화를 이겨야합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다른 사람들의 '악의'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 착각하는 눈이 보이지 않게된 바보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남의 탓만 해서는 안됩니다. 놓여 있는 물건들이 나에게 와서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자리에 가만히 있는 물건으로 가서 부딪치면서도 그 물건들에게 화를 내서는 안됩니다.
 
분노와 화는 어리석게도 자신을 태워버립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작은 것에 흔들리지 않는 깊은 물이 되어 분노의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예병일의 경제 노트

며칠이 지난 후 그가 이 질문에 대해 잊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는 나를 따로 불렀다. 그는 내가 질문했던 곡의 악보 첫 장을 펴 두고 있었다. 나 또한 악보의 첫 장을 펴 놓고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그는 "정명훈 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그것을 30년 동안 간직하고 있다. 내가 한 질문에 대한 답은 음악가로서 각자가 찾아야만 한다는 것이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는 내가 해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아낌없이 격려해 준 것이다. (321p)
SBS 서울디지털포럼 사무국 엮음, 이원복 그림 '인사이트 2010 - 이야기 속의 디지털 시대' 중에서 (살림Biz)
"정명훈 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위대한 지휘자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그가 젊은 정명훈이 한 질문에 대해 며칠 뒤에 해준 답입니다.
 
정명훈씨는 로스앤젤레스 교향악단에서 줄리니의 어시스턴트로 3년을 지냈습니다. 소심했던 그는 1년이 지나도록 감히 그에게 단 한 번도 질문을 할 수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한 곡이 너무도 난해해 고민하다 마침내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 왜 이 곡은 소리가 좋지 않을까요?"
 
줄리니는 당연히 즉시 답을 말해줄 실력이 있는 지휘자였지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겠네. 그러고 나서 이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지."
 
며칠이 지난 뒤 줄리니가 정명훈을 불러 해준 말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정명훈 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그는 애송이 지휘자에게 이렇게 쉽게 말할 수도 있었습니다.
"클라리넷 소리를 더 높이고 호른은 조금 더 부드럽게 해 봐. 그럼 소리가 더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줄리니는 그렇게 대답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택했지요. 믿음을 보여주었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주었습니다.
 
젊은 지휘자의 쉬운 질문 하나에도 진심을 다해 고민하며 응대해준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조급함에, 초조함에, 빠르고 쉬운 즉답을 찾으며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그가 이렇게 말해주는 듯합니다.
 
"자신의 길을 찾게. 원래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네."

-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Etc > Scrap'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에 전념하라  (3) 2010.07.15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마인드  (1) 2010.07.09
터치 어플 관련  (0) 2010.06.10
iphone 4G 연설  (0) 2010.06.08
I'm yours  (1) 2010.05.27

지혜로운 사람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1.자기가 무엇을 아는지 안다
2.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 안다
3.현재 이해와 지식 자체의 한계 안에서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안다
4.위와 같은 한계 안에서 자기가 무엇을 알 수 없는지 안다 (226p)
 
-- 로버트 스턴버그 외 지음, 최호영 옮김 '지혜의 탄생' 중에서 (21세기북스(북이십일))
 
지식, 창의성, 지혜...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덕목입니다. 어떻게 다를까. 저자의 표현이 흥미롭습니다.

우선 지적인 사람은 지식을 기억해내고 분석하고 사용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지식에 대한 좋은 기억력과 분석능력, 그리고 사용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그는 지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합니다.
창조적인 사람은 기존 지식을 넘어서는 사람입니다. 기존의 지식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사람이지요. 이 사람이 기존 지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지식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입니다. 지식의 의미와 그 한계를 이해하려 합니다. '지식에 대한 지식'이 뛰어난 것이지요.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아는, 모르는, 그리고 알 수 있는, 알 수 없는 지식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그 지식이 삶에서 갖는 의미도 이해합니다.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일 겁니다.

지적인 사람, 창조적인 사람, 지혜로운 사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십니까.
지식, 창의성, 지혜라는 세가지 덕목 모두를 갖추면 좋겠지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을 '성숙'시켜가면 좋겠습니다.

-- 예병일의 경제 노트에서

'Etc > Scrap' 카테고리의 다른 글

3년은 기본  (1) 2010.05.13
차근차근 한 걸음, 한 걸음  (1) 2010.05.12
내 남자친구가 될 사람은  (1) 2010.05.06
애인과 오래가는법  (0) 2010.05.06
흙도 부드러워야 좋다  (1) 2010.05.0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