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 가득 일렁이는 갈대 물결
습지공원에는 키를 넘는 갈대가 우거져 있다. 그 갈대밭 사이로 나 있는 탐방로를 따라 거닌다. 곳곳에 쉼터가 있다. 걷다가 지치면 잠시 쉬어 간다. 길은 자유롭게 드리운 갈대밭 사이로 이어져 있다. 갈대는 이미 꺾어버린 연꽃과 이웃하며 늦가을의 힘겨움을 들어낸다. 습지로 깊숙이 들어가면 갈수록 갈대가 수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여기저기 새들이 한가로이 노닌다. 아이의 손을 꼭 잡은 엄마의 손길은 갈대를 가리키지만 아이의 관심은 온통 새뿐이다. 갈대밭을 스치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철새가 날아오르기를 기원한다. 새는 아이의 바람을 아는지 모르는지 좀처럼 군무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곳 시화호 주변에는 한해 150여 종 15만 마리의 철새가 날아든다. 지금은 청둥오리, 흰죽지 등 겨울 철새들이 호젓함을 즐긴다.
살아있는 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난 시화호
시화호는 공사 당시 환경파괴 논란이 거셌던 곳. 억지로 가둬져 썩어가던 시화호는 한때 ‘죽음의 호수’로 불렸다. 그러나 1994년 완공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시화호에는 아름다운 습지와 갈대밭이 생겼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만든 103만 7,500㎡의 인공습지공원은 주민들의 산책로이자 생태공원 학습장.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자주 눈에 띈다. 갈대습지공원에는 매점도 없고 자동판매기도 없다. 당연히 쓰레기를 버릴 곳도 없다. 조금 불편하지만 시화호를 지금과 같은 생태공원으로 살려낸 노력과 시간에 비하면 언제든지 감수할 수 있는 불편이다. 공원 주변을 둘러보면 아파트들이 있는데 그 한가운데 갈대밭, 생태 탐험로, 자전거 도로 등을 만들어 도시인들에게 자연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갈대는 저녁노을이 물들면 한층 서정적인 분위기로 변한다. 설핏 기울어진 햇살 아래 은빛으로 물든 시화호의 갈대밭. 그곳에는 갈대가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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