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외적 원인이 없으니 달아날 길이 없는 것 같고, 달아날 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참아내기 힘든 불행을 치유할 방법을 제시하는 데 이 글의 목적이 있다. 이런 불행은 개인의 힘으로 좌우할 수 있다. 나는 보통의 운으로도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변화의 방법을 제안할 작정이다. (p.16~17)
 
기분은 즐거운 사건이나 신체적 조건의 변화에 따라 바뀔 수는 있어도, 이론 때문에 바뀌는 일은 없다. 나 자신도 모든 것이 허무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나는 어떤 철학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떤 행동의 절박한 필요에 의해서 그 기분에서 벗어난다. 이러한 감정은 자연적 욕구가 너무 쉽게 충족되는 데서 비롯된다. 인간도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의 생존 경쟁에는 적응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인간이 막대한 재산 덕분에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온갖 변덕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되면, 아무 노력없이 산다는 사실 그 자체가 행복의 본질적 요소를 앗아버린다. 일상적인 욕망을 쉽게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욕망의 충족이 곧 행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결론짓는다. 만약 철학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면 원하는 것을 빠짐없이 가지고 있어도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인간의 삶은 본질적으로 비참한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이런 사람은 원하는 것들 중 일부가 부족한 상태가 행복의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p.31~32)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행복의 정복' 중에서 (사회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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